<匏花 : 박꽃>

 

草屋匏花素(초옥포화소) 초가집 박꽃 새하야니

如盈月照光(여영월조광) 보름달처럼 밝히더라니.

望生瓠似兔(망생호사토) “달덩이 같은 박 낳아다오!”

母主性奔忙(모주성분망) 어머님, 마음 바쁘시더라.

(20150729隅川정웅)

 

*匏花: 박꽃 *草屋: 초가집, 초가(草家), 초당(草堂) *盈月: 보름달, 둥근달 *瓠: 박, 바가지 *兔: 여기서는

달(을 비유), 달 속에 토끼가 있다는 뜻에서 달을 별칭 *母主: 어머님 *奔忙: 매우 바쁨

 

[형식] 오언절구 [압운] 陽目: ,

[평측보] ●●○○● ○○●●◎ ○○○●● ●●●○◎

 

 

~ 유지나 추억의 소야곡

https://youtu.be/iZTrLdyY0jk

 

 

'박꽃'

 

초가지붕 위로 새하야니

박꽃, 여름밤을 밝히면

어머니 마음이 괜스레 바쁘셨다.

 

“달덩이 같은 박을 낳아다오!”

“달덩이 같은 손주가 아니구요?”

(2015)

 

***

추억은 끝나지 않는 그리움인 것을

그리움은 어머니로부터 다가옵니다

퇴색해질까 자꾸만 復記해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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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蓮花 2: 연꽃>

 

<其一>

原無染塵土(원무염진토) 본디 진토에 물들지 않으며

不艶益端然(불염익단연) 야하지 않으니 한결 단연하다.

勿慾無枝只(물욕무지지) 욕심이 없으니 가지도 없으며

淸香不斷宣(청향부단선) 맑은 향기를 끊임없이 베푼다.

(2016隅川정웅)

*塵土: 티끌과 흙을 통틀어 이르는 말 *端然: 바르게 정돈된 모양 *淸香: 맑고 깨끗한 향기 *不斷: 끊임없이

 

[형식] 오언절구 [압운] 先目: ,

[평측보] ○○●○● ●●●○◎ ●●○○● ○○●●◎

 

<其二>

斜陽連雨下(사양연우하) 해질녘 비는 이어 내리고

山影動蓮塘(산영동연당) 산 그림자는 연당을 흔든다.

世事紛紛裡(세사분분리) 세상사 어지러워도

誰知不染腸(수지불염장) 물들지 않는 속내, 뉘 알까?

(2018隅川정웅)

 

*斜陽: 해질 무렵에 비스듬히 비치는 해. 지는 햇빛. 해질녘. 사조(斜照), 측일(仄日) *山影: 산 그림자

*蓮塘: 연못 *世事: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 *紛紛: 떠들썩하고 뒤숭숭함. 어수선함 *腸: 마음. 속내

 

[형식] 오언절구 [압운] 陽目: ,

[평측운] ○○○●● ○●●○◎ ●●○○● ○○●●◎

 

 

~ 빈손으로 돌아갈 人生

https://youtu.be/PGU-1iMC3rE

 

 

***

더러움에 물들지 않으며 야하지 않으며 단정하고

줄기 속이 비어 욕심이 없으며 덩굴을 뻗지 않으며

가지를 치지 않으니, 멀수록 더욱 향기가 아름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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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夏至 : 하지>

 

南風麥秋至(남풍맥추지) 남풍이 보릿가을에 이르면

往事眼浮前(왕사안부전) 지난 일이 눈앞에 어리곤.

齷齪鳴初蟪(악착명초혜) 첫 매미, 악착스레 울어대고

甘藷白似拳(감저백사권) 하지감자, 뽀야니 주먹만 하던.

(20180621隅川정웅) 재구성

 

*夏至: 24절기의 하나. 망종과 소서 사이에 들며, 양력 6월 21일경으로, 북반구에서는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다 *南風: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마파람 *麥秋: 보릿가을(익은 보리를

거두어들이는 철) *往事: 지나간 일 *齷齪: 일을 해 나가는 태도가 매우 모질고 끈덕짐

*甘藷: 감자의 원래 말

 

[형식] 오언절구 [압운] 先目: 前, 拳

[평측운] ○○●○● ●●●○◎ ●●○○● ○○●●◎

 

 

♬~ Evergreen - Susan Jack

https://youtu.be/H3evJktdpQE

 

 

***

유년의 뜰은 늘 그립다. 유월은 더욱 아련하다

가족이 마루에 둘러앉아 먹는 하지감자 맛이라니

첫 매미 울음소리는 어찌나 찌렁찌렁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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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栗花 : 밤꽃>

 

花色非何比(화색비하비) 때깔이야 보잘것없거늘

陽香發惹端(양향발야단) 사내 냄새로 떠들썩하니.

終宵戀心煉(종소연심련) 밤새워, 연심을 달군들

盛夏艶聞漫(성하염문만) 한여름, 염문만 질펀한.

[解脫을꿈꾸는詩,漢詩(2020)/정웅] 재구성

 

*花色: 무늬와 색깔. 때깔 *陽香: 사내 냄새 *惹端: 떠들썩하게 벌어진 일

*終宵: 종야(終夜). 하룻밤 동안. 밤이 새도록 *戀心: 사랑하여 그리는 마음

*盛夏: 한여름 *艶聞 : 남의 사정(事情)이나 비밀(秘密) 따위를 몰래 알아냄

 

[형식] 오언절구 [압운] 寒目: 端, 漫

[평측운] ○●○○● ○○●●◎ ○○●○● ●●●○◎

 

 

♬~ 검은 상처(1966) J씨스터스

https://youtu.be/n7ehRvVD9Q8

 

 

***

밤꽃의 향기를 ‘사내 냄새[陽香]’라고 한다나?

그 옛날, 얼마나 많이 구설수에 오르내렸으면

밤느정이 필 때면 과부는 몸가짐을 삼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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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牽牛花 : 나팔꽃>

 

數日尋常否(수일심상부) 몇 날을 심상치 않다 싶더니

疎籬旭日鮮(소리욱일선) 성긴 울, 아침 햇살로 눈부시네.

先鋒軍一色(선봉군일색) 선봉군 일색이구나!

疑是氣衝天(의시기충천) 그 기상, 하늘을 찌를까 싶다.

[漢詩와우리의만남(2019)/정웅) 재구성

 

*牽牛花(견우화) *數日: 이삼일 또는 사오일. 며칠 *尋常: 대수롭지 않고 예사(例事)로움

*疎籬: 성긴 울타리  *旭日: 아침에 돋는 해 *先鋒軍: 앞장서는 군대(軍隊) *疑是: 의심하건대. ~할까 싶은

*衝天: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오름

 

[형식] 오언절구 [압운] 先目: ,

[평측운] ●●◌◌● ◌◌●●◎ ◌◌◌●● ◌●●◌◎

 

 

~ “Evergreen” from A Star Is Born”(1976)

https://youtu.be/udLeOOy6em4

 

***

유년의 뜰에서 나팔꽃은 시들줄을 모릅니다

죽은 솔가지 울타리를 화사하게 수놓는가 하면

댑싸리를 못살게 굴어 할배에 목이 비틀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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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平寺 : 청평사에서>

 

百花香滿谷(백화향만곡) 백화향, 골짜기 가득

千里繞觀音(천리요관음) 관음, 천리를 두르누나.

春日淸平寺(춘일청평사) 봄날, 청평사

誰知樂道吟(수식낙도문) 낙도음***, 뉘 알리오.

(20210528隅川정웅) 재구성

 

*白花: 온갖 꽃 *觀音: 觀世音. 觀世音菩薩 *春川 淸平寺: 고려 때인 973년에 창건된 백암선원(白巖禪院)

으로 시작해, 1068년 당시 명문세가인 이의(李顗)가 중건해 普賢院이라 하였고, 1089년 그 아들 李資玄이

文殊院으로 중창. 1550년 普雨禪師가 이자현의 호인 淸平居士에서 이름을 따 淸平寺로 개칭.

 

[형식] 오언절구 [압운] 侵目: ,

[평측운] ●○○●● ○●●○◎ ○●○○● ○○●●◎

 

춘천 청평사 전경

 

청평사 가는 길

https://youtu.be/NvMxa_lQeYQ

 

 

***

[樂道吟: 낙도음]

家住碧山岑(가주벽산잠) 푸른 산기슭에 집지어 살지만

從來有寶琴(종래유보금) 내 원래 보배 거문고를 가지고 있네.

不妨彈一曲(불방탄일곡) 마음껏 한 곡조 뜯어보련만

祗是少知音(지시소지음) 누가 내 곡조 알아주려나.

=李資玄(淸平居士, 1061~1125)=

*寶琴: 如來藏妙眞如性, 곧 자기불성(지안스님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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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麥田 : 보리밭>

 

疑薰風麥浪(의훈풍맥랑) 훈풍에 보리 물결인가 싶은데

雲雀兩高飛(운작량고비) 종달새 자웅은 높이 날았으나.

數偃紅花草(수언홍화초) 자운영 몇은 부러져 뉘어지고

惡童怡忘歸(악동이망귀) 애들은 즐거워 귀가마저 잊네.

[漢詩와우리의만남(2019)/정웅] 재구성

 

*薰風: 첫 여름에 부는 훈훈한 바람 *麥浪: 이삭이 팬 보리나 밀이 바람을 받아서 물결처럼 보이는 모양(模樣)

*雲雀: 종다리. 종다릿과의 새 *紅花草: 자운영(紫雲英)의 별칭 *惡童: 장난꾸러기

 

[형식] 오언절구 [압운] 微目: ,

[평측운] ○○○●● ○●●○◎ ●●○○● ●○○●◎

 

 

~ 밀밭 사이로 / Comin' Thro' the Rye

https://youtu.be/udnWqeKIe48

 

 

‘보리밭’

-‘바람의 추억②’

 

그 해

바람은 보리밭에서 일었다

 

초록 파도가 일렁이나 싶은데

순이네 보릿대를 꽤나 감아 뉘었다

종달새는 이미 저만치 높이 날았으나

자운영(紫雲英) 몇은 목이 부러졌다

 

‘올 보리농사는 망쳤다’

‘미친 년 놈들’

 

순이 엄마 울화통이

바람에 묻혀 아득했다

<문학세계2011>

 

***

유년 시절, 순이네 보리밭은 신화로 음습했다.

처녀총각이 뒹굴고, 문둥이가 숨고 귀신도 함께했다.

한 번도 본 적은 없다. 들었는데 본 듯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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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七夕炎蒸 : 칠석 무더위>

 

今夜炎蒸睡不通(금야염증수불통) 오늘 밤도 무더위로 잠 못 이뤄

出門山月入雲中(출문산월입운중) 밖을 나서니 산달 구름 속에 드네.

牽牛織女相逢否(견우직녀상봉부) 견우직녀, 만나지 못하는가?

怏怏無爲一滴恫(앙앙무위일적통) 야속타! 물 한 방울쯤 슬퍼하련만.

(20160809隅川정웅)

 

*七夕: 음력으로 칠월 초이렛날의 밤. 이때에 은하의 서쪽에 있는 직녀와 동쪽에 있는 견우가 오작교에서

일 년에 한 번 만난다는 전설이 있음 *今夜: 오늘밤 *炎蒸: 찌는 듯한 더위 *牽牛織女: 견우(牽牛)와 직녀(織女)를

아울러 이르는 말 *怏怏: 매우 마음에 차지 아니하거나 야속한 모양

 

[형식] 칠언절구 [압운] 東目: , ,

[평측운] ○●○○●●◎ ●○○●●○◎ ○○●●○○● ●●○○●●◎

 

 

~ 소프라노 강혜정-

https://youtu.be/ECdfuFW2kEM

 

 

***

덥습니다.

말을 않아도 덥습니다.

굳이 말을 하는 이유는

.

.

견우직녀라도 만났으면

눈물이라도 뿌려주지 않고.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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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狗吟: 구음>

 

熱也吾多慄(열야오다율) 덥다고? 낸 얼마나 떨었는데

君知我死眞(군지아사진) 그대, 내가 죽은 줄 알았다고?

天哉別那樣(천재별나양) 세상에! 그렇게 살지 마시게나

親狗是何親(친구시하친) ‘친구, 이 무신?

(2021末伏 隅川정웅)

 

*也: 의문·반문(反問)의 어기(語氣)를 표시하는 조사

*多: 얼마나[의문문에 쓰여 정도를 묻는 부사로 쓰임]

*天哉: 하늘이시여! 세상에!

*親狗: 반려견(伴侶犬)을 ‘친구(親狗)’로 음차(音借)함

 

[형식] 오언절구 [압운] 眞目: ,

[평측운] ●●○○● ○○●●◎ ○○●○● ○●●○◎

 

~ ‘너에게 난 나에게 넌’ TOP7 엔딩 무대

https://youtu.be/k67tVyj4rLQ

 

 

‘구음(狗吟)’

 

덥기는?

난, 얼마나 떨었다고!

나, 죽은 줄 알았다고?

세상, 그렇게 살지 마! 들,

친구[親狗]는 무신?

(2013말복)

 

***

서기제복(暑氣制伏)이라고? 겨우 親狗 잡고는

더위를 이겼다고? 장한 듯 흉물스럽기까지

伏을 파자하면 人+犬, 우리가 남이가? 乞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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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暑: 대서>

 

蒸天熬地暑炎爭(증천오지서염쟁) 천지는 찌듯 볶듯 더위 다투는데 

乍雨山羊角冷成(사우산양각냉성) 염소는 잠깐 비에 뿔을 식힌다네.

母在貧廚麵扁作(모재빈주면편작) 부뚜막엔 어머니 수제비 뜨시고 

蟬兒得餓待時鳴(선아득아대시명) 허기진 매미는 때 기다려 울었지.

(20210722隅川정웅)

 

*蒸天熬地: 하늘은 찌고 땅은 볶는, 심한 더위 *暑炎: 타는 듯한 더위 *乍雨: 잠깐의 비. 소나기

*山羊: 염소 *貧廚: 가난한 집의 부엌. 가난한 살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麵扁: 수제비

*蟬兒: 매미 아기(여기서는 엄마 등에 업혀 보채는 젖먹이를 은유)

 

[형식] 칠언절구 [압운] 庚目: , ,

[평측운] ○○○●●○◎ ●●○○●●◎ ●●○○●○● ○○●●●○◎

 

 

~ 슬픔도 지나고보면

https://youtu.be/g9q4-kBAMoI

 

 

***

‘大暑(큰 더위)’라고? ‘더위에 염소 뿔이 녹는다’고?

보릿짚 후둑이며 수제비 아궁이 불 지피시던 울 엄니

젖메기 울기 지치면, 대추나무 매미 대신 울어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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