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를 잡아야[勢節]’
싸움에서 자신의 능력과 유·불리한 상황을 파악하여
기세(氣勢)를 선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미야모도무사시(宮本武藏)는 ‘기세 파악하기’에서
“싸움에서 상대의 사기를 간파하고, 주변의 환경과 상대의 기세를 가늠하여
승리에 대한 확신과 전망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흔히 1대1의 승부에 있어서 상대의 기예를 헤아리고 상대의 성격을 관찰해서
그 사람의 강점과 약점을 발견한 연후에,
적의 의표를 찔러 전혀 다른 박자로 공격하여,
상대가 세게 나오는 경우와 약해지는 구석,
그 변화의 간격과 타이밍을 포착해 선수를 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손자는 ‘兵勢’편에서 전투에서의 ‘勢’[기세]와 ‘節’[순발력, 템포]을 강조하고 있다.
“세차게 흐르는 물이 무거운 돌까지 뜨게 함은 기세이다.
독수리가 질풍과 같이 짐승을 급습하여 그 뼈를 부수고 꺾는 것은 절도,
이른바 순발력(템포)이다.
그래서 잘 싸우는 자는 그 기세가 맹렬하고 순발력이 있다(템포가 빠르다).
그 기세는 활의 시위를 팽팽히 당겨 놓은 것 같고,
순발력은 화살이 시위를 떠날 때와 같다.
...그러므로 싸움에 능한 자의 기세는
천길 낭떠러지에서 돌을 굴리듯 그렇게 세를 만든다.”
(激水之疾 至于漂石者 勢也. 鷙鳥之疾 至于毁折者 節也.是故善戰者 其勢險 其節短.
勢如彉弩 節如發機.....故善戰人之勢 如轉圓石於千仞之山者 勢也.)
소대장 시절에 ‘모택동16자전법’을 암기하던 기억이 새롭다.
‘敵進我退 敵止我搖 敵疲我打 聲東擊西’
‘쳐오면 물러나고 멈추면 흔들고 지치면 덤비고 동을 칠 듯 서를 친다.’
이라크전은 당초 예상을 뒤엎은 3주 만에 승리를 끝낸 전격전(電擊戰)이었다.
부시 행정부는 처음부터 속전속결의 전격전을 계획하였으면서도
겉으로는 이라크전의 장기화를 예고했었다.
바그다드를 전광석화처럼 함락시킨 토미 프랭크스 사령관은
종전 후 승자의 의기양양한 모습이 거북했던지 승전기념행사도 없이 조용히 귀국했다.
그러나 후세인 궁전에 입성 후, 후세인의 금박이 의자에 앉아 시가를 물고서는,
“기분이 어떤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기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아주 좋아! 좋아...날아갈 것 같아!”라고 했다던가.
검도시합에서 전격적인 승리,
특히 멋진 기술걸음의 한판승의 기분을 경험했으리라.
“아주 좋아! 좋아...날아갈 것 같아!”
물론 속으로 표현한다. 검도인은 프랭크스처럼 가볍지 않으니까...
<사실 전격적인 한판 기술은 진검이 아닌, 죽도대련의 진짜매력이다>
어떻게 기세를 잡을 것인가?
-상대의 시선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양이 쥐 굴 노리듯).
-상대의 빈틈, 허물어지는 리듬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공세는 전격적으로(번개같이) 걸어야 한다.
-공격이 시작되면 끝장을 보아야 한다.
-한 호흡으로 물을 쏟듯 퍼부어야 한다.
-올린 칼은 타격 없이 내려서는 안 된다.
-몸 부딪치고 물러남에도 타격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자후(기합)를 토해야 한다.
-물론, 공격 내내 몸은 살아 있어야 한다(지면으로부터 양 뒤꿈치가 떠있어야).
(20030724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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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요즘, 옛날 (메모장을 비롯하여)원고들을 들척이고는 한다.
여러 상념들로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복잡해질 때가 많다.
왠지, ‘천안함’이 孫子에 오버랩되며 울컥증이 오는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