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申年’一考, <‘원숭이처럼 바쁘게.....>(99)


2004년! 갑신년(甲申年), 원숭이 해다.

십이지신상(十二支神像)의 ‘상징코드’는 해학적이면서 삶의 지혜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원숭이코드’에 맞추어 한해를 대비해본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은 없다.


원숭이처럼 바쁠까?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여기저기 나돌아 다니기를 좋아한다.

재주가 많고 또한 날쌔며, 변화와 개혁을 시도하는 성질이 강하다.

원숭이의 별칭인 잔나비는 ‘날쌔다'를 뜻하는 ’재다'라는 동사와 원숭이를 의미하는 ‘납'이라는 명사가 결합된 말이란다.


이런 원숭이 이미지를 활용한 대표적인 소재가 「서유기」에 등장하는 손오공이다.

화과산 돌에서 태어난 손오공(孫悟空)은 자칭 재천대성 손오공이라고 했다.

칠십이반(七十二般) 변화의 술법과 구름을 불러 타고 다니는 근두운법(筋斗雲法)을 익혀,

여의봉(如意棒)으로 용궁과 천궁을 어지럽히다가 관음보살의 법력(法力)에 의해 그 방자함이 진압되고, 머리에 법관을 쓴 후 개과천선했다.

그리고 서역 천축국에 불법(佛法)을 구하러 가는 삼장법사 현장(玄奬)을 지켜

요괴와 마귀 등을 물리치며 일행을 잘 인도해 5000여권의 경전을 구하는데 공헌하였다.


하지만 원숭이는 집중력이 약하고 곧잘 화를 내거나 덜렁대니 경박함의 상징으로 회자되기도 한다.

도토리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준다고 화를 내는 원숭이에게,

그러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 주겠다고 하니 좋아하더라는

‘조삼모사(朝三暮四)’가 그 예라 할 수 있다.


2004년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환경변화의 낌새에 원숭이처럼 빠를까?


"늦기 전에 변화하라!"(Change, Before It's Too Late!)

20세기 최고의 경영자 잭 웰치(Jack Welch)는 기업의 지속적인 변화와 개혁 할 것을

‘삶은 개구리(Boiled Frog syndrome)’에 비유하여 경고한다.

이른바 펄 펄 끓는 물에 개구리를 집어 넣으면 그 즉시 소리를 지르며 뛰어오르겠지만,

적당히 미지근한 물이 담긴 냄비에 개구리를 넣고 온도를 서서히 올리면

개구리는 환경에 적응해 뜨거운 줄 모르다가 끓는 물속에서 그만 죽어버린다는 것이다.

‘삶은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을 경계해야한다고 강조한다.

현실에 안주하여 변화ˑ개혁에 게을러서, 뜨거움을 느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문제는 적당히 물(환경)의 온도(변화)에 적응(길들임)되어 변화를 전혀 감지하지 못하는데 있다.

이만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지금 내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그럭저럭 하루를 보낸다면 ‘삶은 개구리’가 되고 말것이다.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변화한다’는 사실 뿐이라고 한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변화하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갑신년, 원숭이 해!

원숭이처럼 지혜롭고 날쌔어 환경에 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래서 ‘낌새’모르고 삶아지는 개구리는 되지 않으리라.

그러나 쓸데없이 덜렁대거나 화를 내어 일을 망처서는 안 된다.


기(氣), 검(劍), 체(體) 하나로 ‘여의검(如意劍)’을 잡으니,

주인 성(城)지키듯, 고양이 쥐 굴 노리듯,

교만하지 않으며, 비열하지 않으며, 의심하지 않으며

갑신년 어떤‘낌새’도 결코 놓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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