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歲暮閑吟 : 세모한음>

 

回憶非已戀(회억비이련) 추억은 끝나지 않는 그리움

暮年愁殺焉(모년수쇄언) 늙도록 어이 시름을 자아내나?

蹉跎疇昔事(차타주석사) 이제는 한갓되이 옛날 일을

啞子吃黃連(아자흘황연)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듯이.

(20181215隅川정웅)

*愁殺: 시름에 잠기게 함

*蹉跎: 미끄러져 넘어짐. 기회를 놓침.

*疇昔=疇日, 이전. 옛날

*黃連: [植物]황련/생활고통/[속담]啞子吃黃連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100-73.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00pixel, 세로 73pixel

   



'벙어리 장갑'/ 정웅

-사창리/젊은날의 노트3-


그 해 겨울


-accelerando 서둘러서, 점점 빠르게

해 짧은 날, 눈 덮인 산허리를 돌아, 또 눈길

골짜기로 내려서면, 사창리(史倉里)는 어둑하니

별을 쏟듯, 함박눈은 걸음걸음마다 휘돌았다

 

-malinconico 우울하게

전방부대 면회소라고는 불 핀 흔적도 없는

드럼통 난로, 그 옆에는 야전 식탁이 덩그러니

철 의자 몇 개와 그녀를 마주보며 지쳐있다

 

-inquieto 불안하게, 안정감 없이

진실은 불편할까?

정작, 마주 앉은 눈길은 낯설을까?

선남자선여인(善男子善女人)이 선문선답(禪問禪答)이라니,

화들짝 딴지다

파르르, 막차를 타야 한다고

 

-angoscioso 고뇌에 차서

흘린 듯, 그녀가 놓고 간

잿빛앙고라벙어리장갑, 얼마나 미운지

어디가 미운지 어떻게 미운지 몰라

시린 마음, 차마 손을 넣지 못하고는

언제나 가슴 한구석, 벙어리 되어

어둑한 풍경을 그리며 산다.

 

돌아보지 마!

(20120126)


***

벙어리장갑은 늘 따뜻하고 슬프다.

앙고라 털의 감촉은 참 유난하다.

벙어리냉가슴은 어떻게 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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