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無邪劍 : 사무사의 검>
拔刀雖大義(발도수대의) 대의를 위해 칼을 뽑을지라도
智慧不爲之(지혜북위지) 사용하지 않음이 지혜롭다
愼是修身法(신시수신법) 삼감이야말로 수기법임을
無邪獨劍宜(무사독검의) 사특함이 없어야 검도이거늘
(20141128隅川정웅)
*思無邪: 생각함에 사특함이 없음. 공자가 시 305편을 산정(刪定)한 후 한 말이다(詩三百 一言而蔽之曰 思無邪) *拔刀: 칼집에서 칼을 뽑아 듦 *大義: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키고 행하여야 할 큰 도리 *智慧: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 *修身: 악을 물리치고 선을 북돋아서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닦아 수양함
[형식] 오언절구 [압운] 支目: 之, 宜
[평측운] ●○○●● ●●●○◎ ●●○○● ○○●●◎
'검법(劍法)'
손무(孫武)가 상산(常山)에 올라
‘솔연(率然)’*의 머리를 치니
꼬리로 덤비고,
꼬리를 베니 머리로 대든다
또 허리를 지르니 머리와 꼬리로 덮친다
이건, 칼춤이 아닌가
마오[毛]가 ‘十六字’*로 베는데
쳐오면 물러나고
멈추면 흔들고
지치면 덤비고
동(東)을 칠 듯 서(西)를 벤다
위계(僞計)가 아닌가
온몸으로 숨을 몰아 칼을 뽑지만
정작, 적은 보이지 않으니
모두가 적이다?
독기만 흉중(胸中) 가득히 찰나를 가르니
지피(知彼)도 지기(知己)도 부질없는 객기다
검법(劍法)이 있는가
빛과 그늘은 양날에 공존하는 법
사랑과 증오가, 기쁨과 슬픔도 그렇고,
희망과 절망을 가름할 수 없으니
생(生)과 사(死)가 칼끝에서 헷갈린다
사랑하리라 미움만큼
기뻐하리라 슬픔만큼
소망하리라 절망만큼
필사적으로 칼을 갈며
벼르며 산다
『해탈을꿈꾸는시(정웅,2020)』
*‘솔연(率然)’은 중국 상산(常山)에 있는 전설적인 뱀으로, 손자는 싸움에 능한 자를 ‘솔연’에 비유하였으니, 善用兵者 譬如率然, 率然者 常山之蛇也. 擊其首則尾至, 擊其尾則首至, 擊其中則首尾俱至. *‘모택동十六字전법’: 敵進我退 敵退我追 敵駐我搖 敵疲我打[聲東擊西]
***
수많은 날들을 벼르며 살아가는 우리네지요
저마다 비수를 감추고 찰나를 겨눕니다
언제나 적은 보이지 않지요? 모두가 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