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검(說劍)

'빠른머리 한계'

隅川정웅 2005. 9. 27. 14:20
 

‘劍道限界’一考, <‘빠른머리’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74)


인간의 한계....어디까지일까?

케냐의 폴 터갓(34)이 베르린 마라톤(9.27일)에서 마의 2시간5분 벽을 허물어뜨리고 2시간4분55초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면서 인간의 한계기록이 과연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터갓의 기록은 42.195㎞ 풀코스를 100m 평균 17.76초의 속도(시속 20.267㎞)로 달린 셈으로 웬만한 일반인은 거의 전력질주를 한 것과 같은 스피드라고 한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이종각 박사는 "인간의 생리적 기능과 환경적 변수를 감안할 때 2시간 벽을 깨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고 했으며, 또한 "인간이 장거리 레이스를 뛰는데 필요한 3대 기능인 근, 심장, 폐 기능 을 실험실에서 반복 테스트해본 결과 2시간 벽 돌파는 문제가 없다는 생리학적 근거를 찾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미국과 러시아 스포츠 과학자들은 최근 100년 간의 기록 변천 추이를 근거로 한계기록 그래프를 그린 결과 오는 2014년께 1시간58분대의 한계기록에 도달한다는 가설을 내놓기도 했다.


성철 큰스님께서는 삼천배 시키기로도 유명하셨다. 스님을 만나려면 남녀노소, 재벌이든 장관이든 누구 할것없이 삼천배를 해야 했단다. 절은 그 행위자체가 참회이며 공덕이다. 절을 되풀이하면서 스스로를 낮추고 마음을 닦아 나가는 과정이다. 스님께서 예외없이 삼천 배를 시키는 까닭은, 아마도 쉬임없이 삼천 번 절하는 동안에 느끼는 육체적인 고통 속에서 스스로 마음을 닦아 자신을 바로 보게 하려는 방편이었을 것이다.


불자라면 삼천배를 도전(?)하였으리라.

반쪽에게 끌리어(?) 절에 다니다가, ...때로는 절밥이 맛있어 따라다니는, ...그러다 온갖 망상으로 가득하면서도 백팔배도 가끔씩 하는 나....삼천배까지 도전하였다. 검도로 단련된 몸이 아니던가? ....너무 자만했다. 결론은 참담한 실패다. 백팔염주를 5번...그러니 약5백배에서, 두 번째는 7배배에서, 세 번째는 1000배(?)에서 포기해야만 했다.


‘구조조정’은 기업경영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삼천배도전’에도 필요하다.

삼천배를 꼭 하겠다는 마음으로 덤비면 실패하고 만단다.

오로지 ‘일배’만을 생각해야 한단다.

이른바 삼천배도 ‘기획’이 필요하다.

혼자가 아닌 더불어, 함께 격려하는 삼천배다.

늦은 여름, 큰 마음을 먹고 ‘삼천배정진기도’ 행사에 참여하였었다. 스님의 법문에 이어 삼천배의 의미와 격려말씀이 끝난 후, 본격적인 삼천배 수행이 시작되었다. 어간(御間)을 중심으로 신도들이 좌우 양편으로 나뉘어, 죽비소리에 맞추어서 한편이 무릎을 굻어 절을 하면서 부처님을 명호하고, 다른 한편은 일어서면서 부처님을 명호하는 식으로, 양편이 호흡을 맞추면서 한다. 저녁 9시에 시작하여 50분수행 10분휴식, 간식(죽 공양)도 하는 ‘기획삼천배’를 마치니 새벽 4시 가까이에 수행이 끝났다. 삼전사기(三顚四起)이다.


그래...스님 말씀대로 오직 ‘일배’만을 하는 것이다. 삼천배는 없는 것이다. 수없이 엄습하는 육체적 한계(고통)와 정신적 한계(망상)를 도반들의 격려(“석가모니불!”명호)로 극복할 수 있었음은 또 하나의 귀중한 깨달음이다. 인간은 원래 복수형이다. 인간은 더불어(격려) 사는 구나!


가을이 익어가면서 도장의 ‘빠른머리’회수가 늘어간다.

한여름의 2백에서, 5백, 7백...천개를 넘기도 한다.

힘들어 함이 누구에게도 역역하다.


검도...‘빠른머리’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빠른머리 삼천번은 없다. 오직 한번의 “머리!”만 있는 것이다.’

서로를 격려하는 ‘기합’으로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기러기들도 서로의 격려와 응원(“끼륵”대는 울음)으로 긴 비행이 가능하단다.


석훈이가 말했다.

“여러분! 제발...기합 좀 넣으세요! ...기합을 넣으면  활기가 있는데...”

(2003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