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후
‘氣合’一考<사자후를 토해라>(9)
검도수련시 기합을 ‘獅子吼’(사자후)로 비유하기도 한다.
사자의 울부짓음에 정글이 숨을 죽이지 않는가?
기합은 기검체의 일치로 상대의 기를 죽이고 타격의 극치를 위해
겨눔에서 타격에 이르기 까지 겨루기 내내 그 중요성이 강조된다.
부처는 태어나자 마자 한 손은 하늘을 가리고, 한 손은 땅을 가리키며 사방을 둘러 “天上天下唯我獨尊(천상천하유아독존)!”사자후를 하시었다.
<뭇짐승이 사자후에 엎드려 따르듯, 부처님 설법에 일체가 따르듯>
북송(北宋)의 시인 소동파(蘇東坡:1036-1101)가 친구 진계상(陳季常)과 그의 부인인 하동 유씨에 대한 詩句에서 보듯이 질투심이 강한 여자가 남편에게 암팡지게 지르는 고함을 사자후에 비유하였으니 흥미롭다.
龍丘居士亦可憐(용구거사<친구 진계상>는 역시 가련하다)
談空說有不眠(잠도 자지 않고 空과 有를 논하는데)
忽聞河東獅子吼(갑자기 하동<친구부인>의 사자후 소리 들으니)
柱杖落手心茫然(지팡이가 손에서 떨어져 정신이 아찔해지는구나)
얼마나 놀랐으면 지팡이를 떨어 뜨릴까 ?
<여검객의 앙팡진 사자후에 놀라 보았는가>
미야모도 무사시(宮本武藏)는 ‘불(火)의 장’에서 ‘세 가지 소리’를 강조한다.
“세 가지 소리라 함은 처음, 중간, 끝소리로 구분한다. 소리는 氣勢(기세)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불이 났을 때, 태풍이나 파도를 만났을 때 지르는 것이다. 싸움에서 처음에 지르는 소리는 상대방을 위압하듯이 내고, 또 싸우는 동안에 내는 소리는 뱃속에서 내는 소리처럼 낮은 어조로 지르며, 승리하고 나서는 크고 강하게 함성을 지른다.”(오륜서)
무술에서의 소리(기합)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동물의 천적 간 행태연구에서 찾기도 한다. 맹수들의 사냥감 홀리기 단서를 ‘소리’와 ‘낮은 파장’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고양이와 쥐의 관계에서, 쥐는 앞에 고양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꼼짝못하는 것은 학습의 결과가 아니라 쥐의 청각적 정보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고양이 사진, 모형인형, 냄새 등의 실험을 통해서). 즉, 본능이라기 보다는 고양이의 특유한 소리와 저음의 파장으로 하여금 도망치지 못하고 주눅이 든다는 것이다. -한병철외, 獨行道, 학민사-
어떻게 기합을 할 것인가?
큰소리를 지르면 되는 것인가?
분명히 기합의 심리적 영향은 경험하는 바다.
상대의 특유한 기합 소리에 위축되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경험을 했으리라
토음기공, 옴(진언)수련, 음율관...밀교 등...소리와 관련된 내공수련법이 더러는 소개되고 있다. 그 효과가 어떻하든, 초능력이 있음도 검증(?)되고 있다. 사자후는 있다. 부단한 수련으로 자신의 사자후(기합) 색깔을 찾아내어 이를 단련함이 매우 중요하다.
<현대인을 주눅 들게 하는 스트레스...사자후가 즉효 아니던가?>
氣魄서린 기합소리는 또 다른 검도의 멋이다.